‘신의 이름’ 빌려 37년 독재… 포스트 하메네이는 ‘안갯속’

이슬람 신권 상징 ‘검은 터번’ 착용 반미 노선 속 반대파 숙청·여성 탄압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끝 최후 맞아 이란 전문가회의, 차기 지도자 선출 ‘차남’ 모즈타바, ‘측근’ 아라피 등 거론 공습 전 ‘강경파’ 라리자니 위임설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으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폭사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7년간 신정 체제의 정점에서 이란을 철권통치한 독재자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의 첫 성직자 출신으로 대통령을 두 차례 지낸 뒤 1989년 전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 이어 2대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종신직인 이란 최고지도자는 권력의 정점으로 대내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다. ‘신의 대리인’인 하메네이의 검은 터번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임을 주장하는 상징이기도 했다. 집권 후 헌법을 개정해 최고지도자 권한을 강화한 하메네이는 반대파를 숙청하고 반미·반서방 노선을 더욱 노골화하며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아울러 신정 체제의 엄격한 율법에 따라 여성과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는 정책을 펼치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가까운 예로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체포돼 의문사하며 발생한 2022년 히잡 시위, 지난해 말 경제난에 지친 상인들이 거리로 나선 반정부 시위 사태 등이 꼽힌다. 하메네이는 이번 반정부 시위에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유혈로 잔인하게 진압했고, 이에 군사적 대응을 수차례 경고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다. 하메네이 생전에 후임으로 공식 지명한 후계자가 없어 누가 후계자가 될지는 알기 어려운 상태다. 우선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의 이슬람법 전문가 1명 등 3명으로 구성된 지도자위원회가 권한을 대행하고 향후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차기 지도자를 선출하게 된다. CNN은 복수의 인물을 후계자 후보로 꼽았다. 그중 한 명은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다.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 및 산하 민병대인 바시즈와 긴밀히 연결돼 이란 정치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적 주류인 시아파 무슬림 성직자 계층은 1979년 팔레비 왕조를 축출한 뒤 수립된 이란에서 부자 간 권력 승계를 좋게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후보로는 알리레자 아라피 전문가회의 부의장이 거론된다. 아라피는 공직 경험이 있는 유력한 성직자이자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습 전 하메네이가 국가 운영 업무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게 위임했다고 보도했다. 라리자니는 하메네이 사망 이후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범죄자들과 파렴치한 미국인들이 그들의 행동을 후회하도록 만들어 주겠다”고 경고하는 등 대미 강경 메시지를 주도하고 있다. 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기습당한 상황에서 이란 최고 군사 기관인 이슬람혁명수비대 출신 등 강경파 인사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