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다 아는 이야기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숙부 세조가 조카 단종을 내쫓고 스스로 왕좌를 차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단종이 결국 죽는다는 사실은 이순신 장군이 결국 죽는다는 사실만큼이나 유명하다.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 반복돼 온 이 유명한 이야기를 또 한 번 해도 될까. 해도 된다. 다른 관점을 취하기만 한다면. 어떤 사태든 누구를 주인공으로 삼느냐, 혹은 누구의 관점을 취하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는 법이니까.단종의 마음에 이입하고 싶은 사람은 이광수의 ‘단종애사’를 읽으면 된다. ‘단종애사’는 단종의 슬픈 마음과 그를 따르는 신하들의 충정을 드높이고 수양대군(세조)과 그를 따르는 이들을 상대적으로 비판한다. 이 관점에 서면 ‘애사’라는 제목이 시사하듯이 단종 사태는 원통한 비극이 된다. 세조의 마음에 이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김동인의 ‘대수양’을 읽으면 된다. ‘대수양’은 단종과 사육신을 미화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도덕을 초월하는 수양대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