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설이 독자 선택해 뭔가 보여준다고 믿어… 느낌이 안 올땐 선택 못 받은것, 책장 덮어요”

소설가 김채원(34)은 어릴 적 작은 화실에서 그림을 배웠다고 한다. 어느 날 데생이 하기 싫어 구석에 숨어 2시간 동안 연필만 깎다가 선생님에게 들켜 혼난 적이 있다. 멀쩡한 연필들을 망가뜨리면서 정작 그림은 시작도 못 한 채 ‘준비’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는 지금도 크게 좋거나, 어렵거나, 피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준비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때가 있다고 했다. “용기가 없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곧장 가지 않고 일부러 돌아가거나,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 한발 비껴 선 경험. 김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해야 할 일을 직선으로 통과하기보다 비틀거나 미루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때로는 기행에 가까운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우물쭈물함이야말로 지나치게 솔직하고 정직해서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다. 단편소설 ‘별 세 개가 떨어지다’로 제17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김 작가를 지난달 26일 서면으로 만났다. ‘별 세 개가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