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정월대보름(3월 3일)을 이틀 앞둔 경남 양산시 '남부시장'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월 달력 끝자리 1, 6일마다 서는 오일장이 열린 날이기도 했다. 장이 서는 날이면 시장 안 골목은 물론, 인근 주택가와 도로변까지 좌판이 길게 늘어선다. 평소보다 몇 배는 넓어진 장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이 된다. 시장 입구부터 봄기운이 묻어났다. 냉이를 비롯한 봄나물 더미가 소쿠리에 수북이 쌓였고, 싱싱한 생선과 건어물에서는 바다 냄새가 풍겼다. 좌판 한켠에는 부럼용 땅콩과 호두, 오곡밥 재료들이 가지런히 놓였다. "대보름 지나야 진짜 한 해가 시작되는 기분이지요." 2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한다는 한 상인은 손님에게 덕담을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 남부시장 오일장은 단순한 장터를 넘어선다. 부산과 울산 등 인근 지역에서 온 상인들이 좌판을 펴고, 지역 주민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모여든다. 흥정은 여전히 살아 있다. "조금만 더 깎아주이소~" "장날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예~" 짧은 대화 속에 사람 냄새가 배어난다. 하지만 웃음 뒤에는 녹록지 않은 현실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계속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은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채소 가격은 들쑥날쑥하고, 손님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한 건어물 상인은 "예전엔 장날이면 쉴 틈이 없었는데 요즘은 매출이 예전만 못하다"면서도 "그래도 장날은 사람 구경하고, 단골 얼굴 보는 맛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체념과 희망이 함께 묻어 있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