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다. 과연 무슨 일일까? "며칠 내 북한과 관련한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북·미 대화까지는 아닐 것이다." 2월 6일,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언론 보도였다. 익명의 소식통? 이재명 정부 들어선 이후 보기 힘든 방식이었다. 각료회의까지 생중계되는 마당에 익명의 소식통이라니... 그래서 더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바로 다음 날, 풀렸다. 미국이 그동안 반대해 오던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제재 면제 조치를 승인하기로 했다는 것. 미국을 방문 중이던 조현 외교부 장관이 방미 중 해당 사안을 미 측에 제안했고,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망스러웠다. 기대할 것을 기대해야지, 뭔 소리인가 싶었다. 인도적 지원 사업은 애초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다. 예외로 승인해주자 한 것을 1년 가까이 미룬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미국 측의 입장이 그만큼 완강했다는 풀이지만 한국 측의 입김이 작용했을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이 여기에 반응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해외와의 모든 거래를 끊었다. 윤석열 정권 이후엔 말할 나위가 없다. 인도적 지원이란 방식 자체에 거부감을 보였던 북한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 파병으로 제재 봉쇄의 출구를 찾은 북한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더 그렇다. 먼 나라 기자의 '의외의 질문' 그런 점에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무인기 북한 침투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 더 주효했다. 정 장관은 2월 10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서 "이번에 일어난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무인기 북한 침투에 대한 정부의 첫 공식 사과였다. 이재명 정부의 무인기 언급은 이전에도 있었다. 물론 공식적인 언급은 아니었지만, 정동영 장관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회견'이 먼저 있었다. 지난해 12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외신 기자들과 가진 자리였다. "정부가 북한에 공식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나요?" 스페인에서 온 EFE의 루이 발데스 기자였다. 뜻밖이었다. 그 먼 나라의 기자가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은.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까지 투입해 선전물을 투하하는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한 데 대해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거의 마지막 질문이었던 것 같다.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하던 이재명 대통령, 이 질문에 대해서도 머뭇거림 없이 즉답을 이어갔다. 지켜보는 사람이 더 긴장한 순간이었다. 뭐라 할 것인가? "어떻게 제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차마 말을 못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소위 종북몰이, 정치적 이념 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 차마 말을 못 하고 있습니다. 물어보니까 다행스럽다 싶으면서도 속을 들켰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 정도로 끝내겠"다며 너털웃음으로 넘겼다. 이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다. 무인기 평양 침투 행위에 대해, NLL 인근 포 사격 및 공격 헬기 고공비행 등 윤석열 내란 일당의 북한 도발 유도 행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덴 부족함이 없었을 터이다. 무인기 북한 침투에 공식 사과한 정동영 장관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