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대술면 송석리 산 자락에 안겨 고즈넉함을 자랑하던 이 산촌 마을에 재앙이 닥친 것은 지난 2월 21일 오후 2시 22분쯤이었다. 주택(농막)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초속 7미터에 달하는 강한 남동풍을 타고 순식간에 산등성이로 옮겨붙었다. 이는 2023년 홍성 대형 산불 당시와 유사한 위험 기상 조건이었다. 2월 23일 오전 9시, 예산군은 공식적으로 산불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발생 3일 만이다. 검게 그을린 산등성이와 매캐한 탄내가 채 가시지 않은 현장에는 그날의 긴박했던 사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주택 한 채가 소실되는 아픔이 있었으나, 다행히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상황은 마무리됐다. <무한정보>는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민·관·군이 하나가 돼 지켜낸 3일간의 기록을 재구성했다. 산불 대응의 핵심은 초기 판단이었다. 예산군청 기획실장은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토요일 첫날, 상황실에서 나오면서 곧바로 헬기를 추가 요청했습니다. 당시 서산 등 인근 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헬기 한 대가 아쉬운 상황이었죠. 하지만 현장을 보니 불길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초기에 잡지 못하면 산 전체가 넘어간다'는 판단이 섰고, 군수님과 부군수님께 보고드린 뒤 산림청과 소방본부에 끈질기게 매달렸습니다." 군의 판단은 단호했다. 단순히 1~2대의 지원을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가용 가능한 모든 항공 전력을 끌어모았다. 그 결과 초대형 헬기를 포함한 총 21대의 진화 헬기가 송석리 하늘을 뒤덮었다. 군 관계자는 "옆에 방산저수지와 송석저수지가 있었던 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헬기가 5분, 10분 간격으로 물을 길어다 뿌리니 화마의 기세를 꺾을 수 있었죠"라며 "만약 저수지가 멀었거나 초기에 헬기 확보가 늦어졌다면 홍성 산불 같은 대참사가 재연됐을 겁니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초코파이와 물 한 병으로 버틴 이름 없는 영웅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