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2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위촉했다. 같은 날 남궁범 에스원 고문,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함께 위촉됐다. 청와대는 기업·정치·학계 인사를 고루 배치해 규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취지의 '통합·실용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선 직후 논란이 불거졌다. 조국혁신당은 "막말과 혐오를 조장한 자격 미달 인선"이라며 재고를 공개 요구했고, 일부 시민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발언이 부적절했지만, 우리 사회가 납득할 만한 해명이 이루어진다면 사회통합 차원에서 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요지는 분명하다. 이번 인선을 '사회통합'의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단순하다. 통합이라면 무엇이든 허용되는가. 통합에도 최소한의 기준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자리는? 규제합리화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을 통해 확대·개편됐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으면서 위상은 한층 격상됐다. 부위원장은 총리급으로 분류된다. 정부 각 부처가 신설하거나 강화하려는 규제를 심의·조정하고, 정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조율하는 기능을 맡는다. 이는 형식적인 자문기구가 아니다. 정부 정책의 '마지막 관문'에 가까운 자리다. 따라서 이 자리는 단순한 전문가 영입을 넘어선다. 국가가 공적 권위를 부여하는 행위이며, 정부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자리다. 인선의 무게가 가벼울 수 없는 이유다. 이 교수는 2021년 <이코노미조선> 기고문에서도 "부동산 불로소득은 죄가 아닙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법적·형식적 의미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자본소득은 제도 안에서 허용된 소득이고, 투자 자체를 범죄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죄가 아니다'라는 명제가 곧 '공익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 칼럼에서 이병태 교수는 "노동소득이 자본소득보다 더 신성하거나 도덕적일 이유는 없다"라고 말한다. 노동소득 역시 사회적 수요와 구조의 산물이라는 지적은 경제학적으로 일정 부분 타당하다. 그러나 그 논리를 그대로 확장해 노동과 자본 사이의 사회적 의미 차이까지 지워버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노동소득은 최소한 자신의 시간과 삶을 투입한 대가라는 점에서 공동체 구성원 대부분이 접근할 수 있는 소득 형태이지만, 자본소득은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기회 자체가 구조적으로 갈린다. 출발선이 다른 현실을 외면한 채 두 소득을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불평등의 문제를 설명하기보다 희석하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규제개혁위원회가 누구를 위한 개혁을 지향할 것인지, 시장의 효율성과 함께 사회적 균형을 어떤 기준으로 조율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통합을 말한다면, 특정한 시장 철학의 일관성만이 아니라 공익과 형평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감각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