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다 기억이 중요, 사진촬영 불가 리움미술관 전시

리움미술관은 최근 카텔란(2023), 필립 파레노(2024), 피에르 위그(2025) 등 현대미술의 거장전 시리즈 전시를 열어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에는 우리 시대 가장 급진적인 작가인 티노 세갈(Tino Sehgal)을 초대해 6월 28일까지 전시를 연다. 형태 없는 '비물질' 미술 탄생 그는 비물질 예술을 지향한다. 그런데 이게 과연 가능한가? 그리고 전시장 내에서 사진 촬영도 금지된다.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다. 전시 계약도 문서 없이 구두로만 성사된다. 그러나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의 전시 설명을 듣고 보니 오해가 좀 풀린다. "우리는 먼 옛날부터 춤과 몸짓과 소리 같은 '구전(口傳)'으로 문화를 전파해 왔어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문화를 잠시 잊은 거죠. 작가는 경험과 상호 관계로 물질 없이도 현대미술이 가능하다 본 거예요. 그는 정치경제학 전공이기에 현 사회의 생산방식을 물었겠죠. 그러다가 지구의 자원 쓰지 않는 미술을 고민했고 마침내 '형체 없는 <비물질> 신체 조각'을 착안한 거죠. 그런 독창적 발상으로 세계적 작가가 됐어요. 또 무용도 공부해, 미술에 무용을 결합한 시간 예술로 변형했어요." 그가 보기에 산업사회는 물질이 중요했겠지만, 지금은 미술관에 활력을 넣어 그 지평을 확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물질 없는 비가시적' 예술 즉, 에너지나 자원이 없어도 인간의 신체,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만으로도 미술관에서 즉각적인 조각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전시장은 백화점이 아니다" 이번 전시를 조망하는 <작가와 질의응답> 시간이 3일 있었다. 작가에게 물체 없는 예술과 시간 예술의 관계를 물으니, 먼저 자신은 소비와 물질에서 벗어나는 '탈생산(de-production)' 작가이기에 산업사회를 훌륭하게 반영한 앤디 워홀이나 미니멀리즘과는 다르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면서 비물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셀리아 루리(C. Lury) 교수의 저서 <소비문화(Consumer Culture)>를 언급하며, "전시장은 백화점이 아니다"라는 말을 꺼냈다. 작가의 핵심은 전시장에서 감상자가 작품을 단순한 구경 거리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작품을 숙고하는 가운데 뭔가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