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체휴일, 담양 슬로시티 삼지내 한옥마을을 방문했다. 새로 조성한 대문을 지나 작은 정원을 둘러보던 중, 한쪽에 자리한 낡은 누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주변 한옥들이 대부분 새로 지은 건물인 데 비해, 이 누각은 유독 허름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오르는 계단부터 가파르고 위태로워 자칫 사고의 위험도 있어 보였다. 누각에 올라 대들보의 현판에 작은 한자로 적힌 글씨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으나 마모가 심해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누각 아래 안내판을 보고서야 이 건물이 1830년경 지어진 '남극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본래 창평 동헌 정문이던 것을 1919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중장비도 없던 시절, 어떻게 이 건물을 이전했는지 궁금하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누각임에도 관리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기둥 하단은 목재가 썩어 보수한 흔적이 있었고, 전반적으로 단청이나 기름칠 등 기본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역사적 가치를 생각하면 보다 세심한 보존이 아쉬웠다. 한옥마을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전통 찻집과 음식점들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 안쪽에 방치된 듯한 한옥 한 채가 눈에 띄었다. 솟을대문부터 범상치 않은 기품이 느껴졌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했고 담장과 지붕 일부는 허물어져 있었다. 한때 큰 부잣집이었을 것으로 보이나, 지금은 흉물스러운 폐가의 모습이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