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를 졸업한 후 일본어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이샛별(36)씨는 기술직이 미래라는 전망에 진로를 틀었다. 한국폴리텍대학에 입학해 물류자동화시스템과를 수료한 이씨는 기계·설비 등을 가상에 똑같이 구현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익혀 최근 취업에 성공했다. 이씨는 “기술을 배운 덕분에 인생에 또 다른 가능성이 열렸다”고 했다. 취업 한파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다시 기술을 배우러 교육기관으로 돌아가는 ‘U턴 입학’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교육훈련기관 한국폴리텍대학의 지난해 입학생 4명 중 1명은 대졸자였다. 노동시장 수요를 교육기관이 따라가지 못하고 기술직 선호도가 늘면서 고등교육을 받아도 재교육에 뛰어드는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지난해 입학생 5909명 중 25.2%(1489명)가 대학 졸업생이었다고 4일 밝혔다. 2021년 16.8%이던 대졸 입학생 비율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전문대를 졸업한 입학생은 2021년 6.1%에서 2025년 8.6%로 소폭 늘어난 반면 4년제 대학 이상 교육기관을 졸업한 입학생은 2021년 10.7%에서 2025년 16.6%로 상승했다. 학위를 땄더라도 기계, 디자인, 반도체 등 현장과 밀접한 기술을 터득해 취업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 졸업 후 취업하기까지 평균 11.3개월이 걸리며 첫 일자리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6.4개월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취업에 성공했을 때 이야기다. 교육부 등이 발표한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현황’을 보면 2023년 8월과 2024년 2월에 졸업한 63만 4904명의 2024년 말 기준 취업률은 69.5%에 그쳤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몇십 년째 그대로인 정규 교육과정과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시장 간 엇박자는 굉장히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고 학위라는 개념도 희석될 것”이라며 “교육 유효기간을 늘리기 위해 체계 자체를 바꿔야 취업률을 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