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가 2거래일 동안 18% 폭락한 가운데, ‘전쟁 수혜주’로 꼽히며 전날 급등했던 방산 관련주마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소재로 만든 이른바 ‘총수 밈(meme)’도 급락하는 증시와 맞물려 변형되면서 개미들의 충격과 공포를 담아내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시스템은 전 거래일 대비 20.93% 급락한 11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첫 거래일인 전날 29.14% 급등했지만, 2거래일째 증시가 초토화되면서 전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7.61% 하락한 132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19.83%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15% 넘게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낙폭을 키웠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소재로 한 ‘총수 밈’이 확산한 지 불과 하루만의 ‘반전’이다. 전날 온라인에는 김 회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배경 속에서 스포츠카 문을 열고 “설명할 시간이 없어, 어서 타!”라며 손을 내미는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가 확산했다. 해당 이미지는 당초 이재용 회장이 주인공이었지만, 전날 삼성전자가 9% 넘게 하락하며 ‘20만전자’를 내준 뒤 이란 전쟁의 수혜주로 한화그룹의 방산 종목들이 꼽히면서 김승연 회장으로 주인공이 ‘교체’됐다. ‘총수 밈’에 김승연 한화 회장 등장 2거래일동안 이어진 증시 폭락에 ‘전쟁 수혜주’로 여겨졌던 방산과 해운, 정유 관련주도 하락했다. 전날 급등했던 현대로템(-18.88%), 한국항공우주(-19.79%)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국산 방공 무기 ‘천궁-Ⅱ’이 이란 미사일을 요격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신고가를 기록했던 LIG넥스원도 6.35% 하락했다. HMM(-16.33%)과 팬오션(-16.94%) 등 해운주와 SK이노베이션(-16.73%), GS(-12.91%), S-Oil(-10.47%) 등도 전날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했다. 개미들을 향해 “어서 타”라고 외치던 ‘밈’ 속 총수들은 2거래일에 걸친 증시 폭락에 개미들을 두고 도망치거나 개미들에게 잠시 기다릴 것을 주문하는 식으로 ‘태세 전환’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거래일간 20% 안팎 하락하며 각각 ‘18만전자’와 ‘90만전자’를 내준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존의 ‘총수 밈’ 이미지가 이 회장이 스포츠카에 가방까지 버려두고 달아나는 모습으로 바뀌어 확산했다. 또 다른 이미지에서는 이 회장괴 최 회장이 스포츠카를 타고 달아나며 “다시 돌아올게, 조금만 기다려”라고 외치고 있다. 한편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12.06%) 하락한 5093.5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며 오전에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어 오후에는 20분 동안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당시 469.75포인트(8.11%) 하락한 5322.16을 나타냈는데, 거래 재개 후 낙폭을 키워 12%대까지 떨어졌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첫 거래일인 전날 7.24% 하락하며 사흘만에 6000선을 내준 코스피는 이날 증시 개장 이래 역대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직전 역대 1위는 미국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 기록한 12.0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