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3법' 국회 통과를 비판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사실상 여론 왜곡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그는 지난 3일 사법개혁 법안 도입의 명분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낮은 사법 신뢰도'에 대한 반박으로 객관적 지표를 여럿 직접 열거하며 정면 반박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유독 국민이란 표현을 자주 썼는데,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을 동원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여당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위기감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조 대법원장이 법원 신뢰도가 높다는 근거로 제시한 여론조사는 지난해 3월 갤럽이 실시한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신뢰도가 낮다고 하지만 갤럽의 신뢰도 조사를 보면, 미국은 35%인 반면 한국은 47%"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4년 전 갤럽 조사에서 59%였던 것이 24%포인트나 급락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한국과 비교가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특히 미국 사법부의 신뢰 추락은 여성의 낙태권과 트럼프 당선인의 여러 기소 건을 연방대법원이 뒤집은 데 따른 것으로 한국의 사례와는 정반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예시한 한국 법원의 신뢰도도 가장 유리한 시점에 나온 것을 골라 선택적으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갤럽이 당시 실시한 조사는 '내란 수사·탄핵심판 관련 6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탄핵 심판 결정을 늦추면서 혼란이 커지는 시기였습니다. 국민의 관심이 헌재와 수사기관인 검찰과 공수처, 경찰에 쏠려 있던 터라 법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습니다. 실제 해당 조사에서 법원은 신뢰 47%·불신 41%로 집계됐는데, 이는 앞서 1월에 신뢰 46%, 불신 44%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때만해도 법원은 헌재와 경찰에 이어 세번째의 신뢰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법원이 윤석열 등 내란 관련 재판을 시작하면서 급변했습니다. 매년 국가기관 신뢰도를 측정해온 '시사IN'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법원은 신뢰 25.7%, 불신 45.0%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크게 높았습니다. 주요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점수에서도 7위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NBS(전국지표조사)의 국가기관별 신뢰도 인식 조사에서도 신뢰 40%, 불신 55%로 나타났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시기에 비해 신뢰 응답이 8%포인트 떨어진 것입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