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사는 주민들조차 이 비석이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지 잘 모릅니다.”지난달 23일 오후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히요리야마 공원(Hiyoriyama Park·日和山公園). 향토사학자 오하마 히로유키 씨(79)가 높이 약 1.5m, 너비 2m 크기의 비석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비석 앞면의 약 3분의 1 면적에는 ‘위령비(慰靈碑)’라는 한자가 크게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건립 취지를 설명하는 한자로 된 글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비문에는 “옛 연락선 기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공원에 비석을 세워 희생자의 영면을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취지의 문장이 담겼다. 비석이 서 있는 곳은 해발 약 50m 높이의 구릉지다. 이곳에서 부산을 오가는 부관훼리의 출발지인 시모노세키항과 관문해협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66년 전 비문만…안내표지판 없는 위령비이 위령비는 1940년대 시모노세키항과 부산항을 정기적으로 오가던 연락선 ‘곤론마루(崑崙丸)’ 침몰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