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쓴 임기제 공무원, 계약 해지..."임신이 축복? 이러면 아이 낳겠나"

축복인 줄 알았던 임신이 '계약 해지' 사유가 됐을 때, 그 차별을 국가기관마저 외면했을 때 엄마는 무너졌다. 그리고 의심했다. "아무리 국가에서 임신과 출산을 장려한다고 해도 공무원마저 차별 받는데, 과연 어느 여성 노동자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까요?" 인천 미추홀구 보건소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이유진(가명, 35)씨는 지난해 9월 보건소에서 계약종료를 통보받았다. 사유는 계약기간 만료와 업무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아 재계약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이미 두 달 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 과거 출산휴가 사용을 알리자, "한 사람으로 인해 다수가 어려움을 감수하는 것은 무리"라며 계약 종료를 예고하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다급하게 국민권익위원회(아래 권익위)와 인천광역시 소청심사위원회(아래 소청심사위)를 찾았다. 보건소의 계약종료 통보가 부당하니, 자신을 계속 일하게 해달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권익위는 출산휴가 통보 전후의 상황이나 평가 과정에 대해 상세히 따지지 않은 채 "낮은 업무 평가 등급에 따른 결정"이라는 기관 주장을 수용했다. 소청심사위 역시 "이씨에게 계약갱신 기대권이 없어 심사 대상이 아니"라며 판단 없이 사건을 각하했다. 이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인천여성노동자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보건소에서 계약이 종료된 것도 힘든데 국가기관마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아 외면당하는 기분"이라며 "임신, 출산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소에서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다른 일터는 어떻겠냐"고 반문했다. 처음 받은 최하위 D등급… "고용 차별 명백" 이씨는 2019년 9월부터 미추홀구 보건소에서 치매전문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며 치매예방·인지강화교실 운영 등을 담당했다. 그는 근무 성과에 따라 최대 5년까지 계약 연장이 가능한 임기제 공무원으로 당시 2025년 10월까지 계약한 상태였다. 그는 지난해 2월 보건소에 임신 사실을 알렸고 3월부터 모성보호제도에 따라 단축근무를 했다. 같은 해 7월 3일 소속과 팀장 A씨에게 출산휴가 사용 계획을 알리자, A씨는 다음 날 이씨와의 면담 자리에서 "애기는 축복인데 둘 다 가질 수 없다"며 재계약 시점을 앞둔 이씨에게 "여기 잡다가 애한테 소홀해지면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겠냐", "(이씨는) 능력이 있으니까 여기 나중에 또 와도 된다"고 발언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