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지금 두 개의 산 앞에 서 있다. 하나는 국립공원이 된 금정산이고, 다른 하나는 대규모 민간 개발이 추진 중인 황령산이다. 한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이 상반된 풍경은 단순한 정책 차이를 넘어, 부산의 환경 인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금정산은 지난 3일부터 공식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며 "보전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생태적 다양성, 독특한 암릉 경관, 역사·문화적 축적, 그리고 대도시 인접성이라는 공공적 의미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 국립이라는 이름은 곧 제한의 언어다. 등산로를 무분별하게 넓히지 않고, 전망대 설치를 신중히 하며, 접근성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자연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런데 불과 도심 건너편에서는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황령산 정상부에 125m 높이의 대형 전망대를 세우고, 황령산레포츠공원과 부산진구 전포동 일대를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민간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명분은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효과다. 전망 산업, 체류형 관광, 도시 브랜드 강화. 익숙한 개발의 문법이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발생한다. 금정산에서는 탐방로 하나를 정비하는 일에도 환경영향을 따지며 신중을 기하겠다고 하면서, 황령산 정상에는 125m 구조물을 세우는 사업이 공론장에 오르고 있다. 도시는 묻지 않는다. 두 산의 생태적 가치가 근본적으로 다른가. 경관 훼손의 기준은 무엇인가. 공공성의 정의는 어디에서 갈라지는가.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