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국가정보회의와 국가정보국의 신설을 추진 중이다. 4일 자 < 요미우리신문 >은 이번 신설의 주된 목적이 대외 첩보 활동이라고 알려준다. 새로운 기구들이 "외국세력에 의한, 가짜 정보를 사용하는 영향공작(影響工作) 등에 대한 대처와 관련해 분석·평가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총리대신이 의장인 국가정보회의는 관방장관·국가공안위원장·법무대신·외무대신·재무대신·방위대신 등이 참가하는 일종의 '관계장관 대책회의'다. 이 기구의 지휘를 받게 될 국가정보국은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고 있다. JCIA의 모체는 기존의 내각정보조사실이다. 내각조사실이나 내조로도 불리는 이 기관이 개편되고 격상돼 여름쯤에 국가정보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정보국 신설이 내각조사실의 확대·개편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국가정보국은 내각조사실을 토대로 하기는 하지만 이를 확연히 넘어선다. 위 신문은 "이 국에 각 성·청 정보활동의 통합조정 기능이 부여된다"고 보도했다. 방위성이나 법무성 공안조사청 등으로부터도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통합조정권까지 행사하게 된다. 일본의 정보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안 그래도 정보력이 강한 이 나라가 국가정보국까지 갖게 되면, 일본 국가권력은 한층 더 막강한 빅브라더가 된다. '빅시스터'가 출현하게 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일본의 대외 정보활동이 더욱 강해지면, 아무래도 한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새로 생길 JCIA가 아니더라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정보력은 예전부터 이미 강력했다. 북한군 귀순 20분 만에 일본 내각회의 이 점은 1996년 5월 23일 오전 11시 9분에 발생한 미그기 조종사 이철수 대위의 귀순 때도 증명됐다. 1983년에 이웅평 대위가 동일한 기종을 타고 월남한 이후로 13년 3개월 만에 일어난 이 사건에 대한 일본의 정보 수집 및 분석은 매우 신속했다. 한일 양국에 포진한 일본 정보요원들이 이철수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고 망명 동기 등을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내각회의 테이블에 올리는 데는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틀 뒤 <조선일보>는 그 과정을 이렇게 정리했다. "일 정부는 23일 북한 미그19기 귀순 정보를 통신사를 통해 얻었다. 곧바로 정보수집 및 분석에 들어갔다. 주한일본대사관이 뛰었고, 일 외무성과 방위청 요청에 우리 외무부·국방부가 즉시 정보를 제공했다. 이어, 체계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국익 차원에서 24시간 대외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총리 직속 내각정보조사실(내조)이 움직였다. 내조에 소속된 각 부처 파견요원 1백 20명이 친정 부처에 지시했다. 외무성 국제정보국 60명도 한국과의 공식·비공식 인맥을 활용했다. 기초적인 정보 수집·분석이 끝나고 총리 주재 회의가 시작된 것은 미그기 귀순 20여 분 뒤였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