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린 그림이 제일 힘 있다”…77세 화가 이명미

“지금 내가 일흔일곱 살인데, 지금 그린 그림이 제일 힘이 있어요.”5일 서울 삼청동 우손갤러리에서 만난 이명미 화백은강렬한 원색의 그림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캔버스에 번지는 색처럼 그의 표정도 밝았다. 작품만 보면 요즘 젊은 작가의 그림처럼 보일 만큼 화면은 경쾌하고 힘차다.밝고 명랑한 화면이지만 그 안에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존재론적 질문과, 삶의 굴곡에서 길어 올린 ‘찬란한 슬픔’이 함께 스며 있다.중학생 시절 그의 꿈은 화가가 아니었다. 판사가 되고 싶었다. 공부도 잘했고 책 읽기를 좋아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기자가 되고 싶기도 했다. 역사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어느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미술반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보며 “그림이 그리고 싶다”는 충동이 올라왔다. 언니가 이미 미대를 다니고 있어 처음엔 같은 길을 가는 게 싫었다. 신문방송학과나 역사학과 진학도 고민했다. 하지만 끝내 마음을 눌러두지 못했다.“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