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촉발된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놓인 가운데,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미군이 이미 이란을 상대로 지상전을 시작했다는 등의 영상과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SNS에 퍼지는 전쟁 관련 영상과 이미지 중에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가짜뉴스’가 적지 않아, 이번 전쟁이 AI를 이용한 ‘심리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의 팩트체크팀에 따르면 페이스북에는 지난 1일부터 “미군이 이미 이란에 진입했다”는 글과 함께 관련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은 한밤 중 테헤란 시내로 추정되는 도로 위에 미군 군용차 수십 대가 줄지어 이동하고, 미군 병사들이 군용차 옆에서 나란히 행군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페이스북과 엑스, 틱톡 등에 퍼졌으며, 일부 게시물은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 군용차, 테헤란 행진” 수만 뷰 그러나 AFP 팩트체크팀은 “현재 시점까지 이란 내에서 미군이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공식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은 미 지상군의 대이란 파견을 테이블에서 내려놓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 이 작전 계획의 일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AFP는 그러면서 해당 영상을 AI 검증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한 결과 해당 영상은 한 AI 생성 콘텐츠를 다루는 SNS 페이지에 가장 먼저 올라왔으며, 영상 속 군용차와 군인들은 실제 미군과 다르게 묘사됐다고 설명했다. AFP는 그외에도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 수백만 명의 군중이 몰렸다는 내용의 허위 영상도 SNS에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투명한 유리로 덮인 운구 차량 안에 관이 놓여져 있고, 운구 차량 주변에 히잡을 쓴 시민들이 모여 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AFP는 운구 차량에 부착된 국기가 이란이 아닌 레바논 국기이며, 군중들 또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깃발을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은 2024년 9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 장면을 합성한 것이라고 AFP는 덧붙였다. 이러한 허위 게시물들은 친이란 SNS 페이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주로 이란의 공습으로 중동 주요 국가의 인프라가 파괴되거나 미군 기지가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허위 게시물이 전파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하메네이가 콘크리트 잔해에 깔려 숨진 모습을 AI로 합성해 퍼뜨리는 등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게시물들도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짜뉴스’가 이란의 ‘정보전’ 내지는 ‘심리전’이라고 분석한다. 무스타파 아야드 영국 전략대화연구소 연구원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이란에는 강력한 허위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이들 콘텐츠는 이란 국민들에게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에서는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인터넷이 차단된 상태라며, 이러한 허위 영상은 자국민들과 적들을 모두 심리적으로 뒤흔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