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은 식사할 때 책이나 뉴스, 또는 각자의 근황을 얘기하곤 한다는데 우리 집은 TV(유튜브)를 본다. 거실 TV를 없애는 요즘 추세와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주말 저녁. 뭘 보며 식사할지 검색하다 <풍향고2>가 OTT 메인에 있는 걸 발견했다. 조회수가 거의 천만에 육박한다(2월 말 기준). 우리 가족은 그 비결을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으로 <풍향고2> 1화를 클릭했다. <풍향고>는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제작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모든 여행 비용은 멤버들의 사비로 진행된다. 또한 전화와 카메라 기능을 제외한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없고, 최소한의 여행 정보는 제작진이 책자로 만들어 제공한다. <풍향고2>는 유석진, 지석진, 양세찬, 이성민의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여행 내용을 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시행착오 하나 없고, 외국어를 잘하는 등장인물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는 프로그램을 볼 때면 "내가 왜 저들이 재미있어 하는 걸 구경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질투로 배가 살살 아프다. 그럴 땐 어김없이 채널이 돌아간다. 반면 어떤 여행 프로그램을 볼 땐, 내가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다. <풍향고2>는 단연 후자였다. 제5의 멤버가 된 시청자 No 앱, No 예약 여행은 내가 대학 다녔을 때 으레 하던 여행이라 쉽게 몰입이 됐다. 대화가 많고 시간 순서대로 구성한 편집 덕분이겠지만, 내가 그들의 여행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여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조식 먹는 장면을 저렇게 길게 넣을 일인가 싶다가도 지석진이 마신 아인슈페너 맛을 상상하고, 조식만 세 그릇째 비우는 그들에게 공감한다. 시간을 휙휙 뛰어넘지 않는 호흡 덕에, 나도 그 안에 들어가 그들이 놀랄 때 같이 놀라고, 감탄할 때 같이 감탄하고 "Only reservation(예약만)"이라는 말에는 같이 실망하며 출연진들과 감정을 공유했다. 그래서인지, 우리 가족은 마치 <풍향고2>의 멤버인 양 자꾸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래. 추위에 계속 돌아다니다간 입 돌아가지. 카페로 피신해야지." "유럽에선 조식 오픈런 해야지. 시차가 안 맞는 건데 부지런해 보이는 게 함정. 큭큭." "부다페스트에서 왜 세체니 온천 안 가는 거야? 추우니까 세체니 온천 가라고~"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