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excuse~” vs “이모님~”… 언어 바뀌면 사람이 달라 보인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미국에서 온 TV쇼 진행자에게 삼겹살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영어를 구사하던 로제는 갑자기 한국어로 말투를 바꾸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애교스러운 말투로 “이모님 혹시요” 하며 무언가를 부탁했던 것. 언어만 바뀌었을 뿐인데, 사람의 성격까지 달라 보이는 건 왜일까. 세계적인 심리언어학자인 저자는 “쓰는 말에 따라 정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답한다. 10여 개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다중언어 사용자인 저자의 경험과 오랜 시간 진행한 여러 실험을 바탕으로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다중언어 사용자에게 ‘트롤리 딜레마’ 사고 실험을 제안했다고 치자. 선로 위에 있는 5명을 죽일지, 선로를 바꾸어 1명을 죽일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험 결과, 모국어로 응답한 이들 중 20%가 “5명을 살려야 한다”고 답한 반면, 제2외국어로 응답한 경우엔 그 비율이 33%로 늘었다. 언어만 바꿨을 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