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도시의 결이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다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휴양지 특유의 느슨함보다 오랜 시간 축적된 역사와 문화가 만들어낸 무게가 먼저 전해진다. 화려함을 앞세우지 않고 예술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도시는 걷는 동안 풍경이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여기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 도로를 따라 늘어선 야자수, 오래된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까지 더해지니 걷다 보면 특별한 설명 없이도 그 분위기가 자연스레 몸에 스며든다.계획도시 질서 위에 얹은 자유로운 상상바로셀로나가 가진 특별함을 이해하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를 만나는 일이다. 그의 건축은 특정 양식으로 정리되기보다 자연과 신앙, 노동과 집요한 상상력이 뒤섞인 결과물에 가깝다. 도시 곳곳에 흩어진 그의 작업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사그라다 파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