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그 안에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농약이 가득 배어 있다면 어떨까. 미국의 한 소비자 단체가 오염이 가장 심한 식품 12가지를 공개했다. 특히 봄철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시금치와 딸기 등이 명단에 올랐다. 반면 껍질이 두꺼운 파인애플과 양파, 바나나 등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식품으로 꼽혔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 감시단체 환경워킹그룹(EWG)이 과일·채소·콩류 50여 종의 농약 잔류량을 분석한 보고서를 새로 내놨다. 농약은 세포 DNA 손상, 호르몬 교란, 염증 유발과 꾸준히 연관돼 왔으며 이 모두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연구팀이 잔류 농약량을 기준으로 꼽은 가장 오염된 식품 12가지는 시금치, 딸기, 케일류 채소, 포도, 복숭아, 체리, 천도복숭아, 배, 사과, 블랙베리, 블루베리, 감자다. 1위는 시금치였다. 유기농이 아닌 시금치 샘플의 76%에서 유럽에서는 식품 작물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퍼메트린이 검출됐다. 퍼메트린은 소량이면 안전하다고 알려졌지만 과도하게 노출되면 신경계에 손상을 주고 근육 약화, 떨림,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시금치 샘플의 약 40%에서는 1972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환경 오염 우려로 사용을 금지한 DDT 성분도 나왔다. 시금치 한 샘플에서 최대 19종의 농약이 동시에 검출된 사례도 있었다. 2위는 딸기였다. 샘플의 99%에서 농약이 검출됐고 30%에서는 10종 이상이 한꺼번에 나왔다. 특히 16%의 샘플에서는 남성 생식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호르몬 교란 물질 카벤다짐이 확인됐다. 3위는 케일류 채소였다. 미국 내 유통 샘플의 약 60%에서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이 중 35%에서는 2024년 8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갑상샘 독성과 태아 건강 위협을 이유로 긴급 사용 중단 명령을 내린 DCPA 성분도 나왔다. 4위 포도에서는 최대 26종의 농약이, 5위 복숭아에서는 최대 59종이 검출된 사례도 있었다. 체리, 천도복숭아, 배, 사과, 블랙베리, 블루베리가 그 뒤를 이었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먹는 채소인 감자가 올해 처음으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연합(EU)에서 갑상샘 장애 우려로 금지된 생장조절제 클로르프로팜이 고농도로 검출된 탓이다. 반면 파인애플은 농약 오염이 가장 적었다. 두꺼운 껍질이 과육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스위트콘, 아보카도, 파파야, 양파가 그 뒤를 이었으며 아스파라거스·양배추·수박·콜리플라워·바나나·망고·당근·버섯·키위도 오염도가 낮은 안전한 식품으로 분류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EWG의 알렉시스 템킨 박사는 “우리가 먹는 것이 체내 농약 수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특히 어린아이와 임산부는 농약 피해에 더 취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