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왜곡죄의 신설이 조만간 마무리된다. 공무원의 직권남용을 처벌하는 형법 제123조 바로 뒤에 법왜곡죄(제123조의 2)를 추가하는 형법 개정안이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법을 올바로 적용하지 않는 수사관·검사·판사는 10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정지를 받게 된다. 법령을 적용할 때 그 요건을 준수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하거나 위변조된 증거를 재판·수사에 사용하거나,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사실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없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하면 그렇게 된다. 수사와 재판은 사실과 법률을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살인이라는 사실이 발생했다면 살인죄를 처벌하는 형법 제250조가 적용돼야 한다. 살인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살인죄가 적용되거나, 살인이 발생했는데도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사실과 법률 사이에 왜곡이 발생한다. 법을 갖고 이런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법왜곡죄 신설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를 통해서도 법왜곡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조문은 1953년 9월 18일의 형법 제정 이후로 항상 있었다. 그렇지만 수사관·검사·판사의 법왜곡은 끊이지 않았다. 이 조문으로 법왜곡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린 사람들 1980년의 신씨 일가는 법왜곡죄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한 집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집안의 신귀영·신복영·신춘석·서성칠은 법왜곡의 피해자가 되어 간첩죄를 뒤집어쓴 뒤 징역 15년 및 자격정지 15년(귀영·성칠), 징역 10년 및 자격정지 10년(춘석),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자격정지 3년형(복영)을 받았다. 신귀영·신복영은 형제 간이고, 신춘석은 이들의 5촌 당숙이다. 서성칠은 신씨 형제들의 사촌 처남이다. 네 사람은 신씨 형제들의 친형인 재일교포 신수영에게 포섭돼 간첩죄를 범했다는 이유로 1980년 2월과 3월에 부산시경찰국 대공분실로 불법 연행돼 고문과 가혹행위를 받았다. 부산시경은 '재일교포 신수영은 조총련 간부'라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해서 그 친족들을 간첩으로 엮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2007년 상반기 조사보고서> '신귀영 일가 간첩조작 의혹 사건' 편은 "신귀영·서성칠·신춘석은 1965년에서 1979년 사이에 일본을 왕래하며 재일 조총련 간부로 지목된 신수영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군사기밀을 탐지한 혐의로, 피해자 신복영은 불고지 혐의로" 엮었다고 기술한다. 조총련 간부 신수영이 한국 친족들에게 지령을 내려 군사기밀을 탐지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기본 얼개다. "범죄사실은 신수영이 조총련 간부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위 보고서는 지적한다. 그런데 이 기본 얼개에서부터 결정적 결함이 있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