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쌍산재 홍매화에 깃든 화엄사의 붉은 빛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은 전남의 아름다운 민간 정원, 구례 쌍산재. 바람이 머물다 가는 고택의 마당에는 유독 발걸음을 오래 붙잡는 풍경이 있습니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항아리들이 정갈하게 모여 있는 장독대, 바로 그 곁에 오롯이 뿌리를 내린 홍매화 한 그루입니다. 이 나무는 예사 매화가 아닙니다. 오랜 세월 구례의 봄을 붉게 물들여 온 천년고찰 화엄사 홍매화의 고결한 피를 이어받은 '후계목'입니다. 작은 묘목이었던 나무가 어느새 고택의 자양분을 머금고 무럭무럭 자라나, 마침내 짙고 붉은 첫 숨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잿빛 기와와 짙은 나무 기둥, 그리고 소박한 흙빛의 장독대가 만들어내는 차분한 무채색의 배경 위로 홍매화의 붉은 꽃망울이 번져갑니다. 화려함을 뽐내기보다는 고택의 단아한 정취에 스며들듯 피어나는 그 고결한 자태는, 마치 옛 선비의 곧은 지조와 깊은 우아함을 닮아 있습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