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곧 진실은 아니다." 지역 신문사 취재기자 시절 일화다. 가을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던 10월, 수확기 쌀 생산량 전망에 관한 기사를 작성해 검토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사를 읽은 취재부장이 나를 불렀다. 당시 지역 내 재배 면적이 늘어난 원인을 쌀값 '상승세' 때문이라고 적었는데, 상승세가 아니라 '회복세'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가격이 전년 대비 오르는 추세에 있으니 상승세라는 표현이 사실로써 틀리진 않지만, 그게 곧 진실은 아니라는 것. 값이 올랐다고 해도 그간의 하락세 때문에 십여 년 전과 비슷한 수준일 뿐더러, 독자들에게 자칫 쌀값이 비싸다는 착시를 일으킬 수 있어 단어 선택을 신중히 해야 했다. 최근 쌀값을 둘러싸고 주요 매체들이 연일 쏟아내는 뉴스를 보면 진실을 담으려는 이 같은 시도는 찾아볼 수조차 없다. 지난달 쌀 가격이 작황 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으로 예년보다 높은 80㎏ 1가마당 23만 원을 기록하자, 야당과 여러 언론은 앞다퉈 쌀을 고물가 주범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물가 안정이란 명목 아래 억지로 끌어내렸던 쌀 가격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이었지만, 소비자 우려인 것처럼 가장한 때리기식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비축미를 풀고 밥상용 수입쌀 판매를 재개하는 것으로 논의를 일단락했다. 벼농사로 떼돈 벌었다는 농민은 찾아볼 수 없어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