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로 벤틀리 운전자가 입건됐다. 최근 논란이 된 ‘반포대교 포르쉐 추락’ 사건 사흘 만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 14분쯤 약물에 취한 채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운전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차선을 제대로 못 맞춘 채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A씨가 현장에서 약물 검사를 거부하자 체포했다. 경찰은 차 안에서는 액상 담배와 유사한 형태의 약물 키트를 발견하고 금지된 마약류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등을 조사 중이다. 반포대교서 추락한 포르쉐…차 안에서 약물키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5일 밤 약에 취한 상태로 반포대교를 달리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30대 여성 운전자를 체포해 이달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해당 운전자는 포르쉐 SUV를 몰고 반포대교를 주행하다 난간을 뚫고 잠수교 인근 한강 둔치로 떨어졌다. 추락 과정에서 포르쉐 차량이 덮친 벤츠 운전자 40대 남성이 경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추락한 차에서 프로포폴 빈 병과 약물이 채워진 일회용 주사기, 의료용 관 등을 다량 발견하고 불법 처방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지난 2일에는 사고를 낸 운전자가 운영하는 병원 마케팅 대행업체와 사업 관계인 한 병원의 직원이 자진 출석해 자신이 약물을 건넸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사고 당일 운전자의 행적이 담긴 폐쇄회로(CC)TV 역시 확보한 경찰은 운전자가 사고 직전 차량 내부에서 약물을 투약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V 영상에는 운전자가 사고 약 4시간 전인 오후 4시 반쯤 서초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 진입, 4시간 가까이 머물다가 8시 반쯤 벗어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초기 운전자는 “병원에서 수면 마취를 한 뒤 운전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병원 밖에서 투약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또 영상 속 차량 조수석에서 한 여성이 내린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고 여성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일상 파고든 마약…반년간 6천명 검거 경찰, 프로포폴 공급·투약 양방향 단속 약에 취한 운전자가 탄 포르쉐가 한강 둔치로 추락하고,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한 일당이 붙잡히는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경찰은 올해 상반기에도 마약류 유통시장에 대한 집중 단속을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공급·투약에 대한 양방향 단속에 나선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벌인 단속에서는 마약류 사범 6648명이 검거됐으며, 이 중 1244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운영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합동점검 및 수사의뢰 등으로 협력 체계를 이어가고, 아직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약물에 대해 오·남용 첩보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약물운전·성범죄 등 2차 범죄를 일으킨 약물 사용자가 방문한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입수·투약 경로를 전방위 수사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밀반입되는 신종 마약류의 경우 초국가 범죄 성격을 띠는 만큼 관계기관 간 밀수·유통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하며 협력 체계를 유지한다. 또 기존 태국 마약통제청에 1명 있던 마약 전담 협력관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본부와 유엔마약범죄사무소 아태지역사무소 등에 각각 1명씩 추가 파견한다. 클럽 등 유흥가 일대에서 고강도 합동 단속도 벌일 예정이다. 마약류 투약을 위한 장소를 제공한 업소에 대해서는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 통보도 병행한다. 아울러 외국인 전용 노래방에서 공동 투약 사례가 빈발하는 만큼 주요 국가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첩보 수집도 이어간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마약류가 국경을 초월하며 우리 일상에 침투하고 있다”며 “경찰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범죄를 차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