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으로 정부가 최고 가격 지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전국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영향을 줬지만, 국제 유가는 계속 오름세인 가운데 정유업계와 주유소 사이에는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944.98원으로 전날보다 3.27원 올랐고, 경유 가격은 1967.98원으로 4.62원 상승했다. 지난 7일에는 전일 대비 휘발유 가격이 14.93원, 경유는 19.71원 급등했던 데 비해 상승폭이 둔화했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894.86원으로 전날보다 5.46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 리터당 1917.34원으로 6.79원 올라 휘발유보다 상승폭이 컸다. 이는 중동 불안이 경유·항공유 가격을 올린 것은 물론 자가용에 비해 화물차·건설기계 등 물류 산업 활동에 많이 쓰여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 꺾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최고 가격제 검토 및 담합 조사에 대해 정유업계와 주유소 업계는 “국제 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급격하게 반영되지 않게 하겠다”며 협조 의사를 밝혔지만 책임 공방을 벌였다. 정유업계는 공급가 상승만이 소비자 유가 상승의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주유소 가운데 정유사 직영은 지역에 따라 2~25%이며 나머지는 자영 주유소라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은 정해져 있고 최종 가격은 자영업자가 각자 정하는 것이라 가격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주유소들은 정유사 공급 가격 인상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정유사의 공급가가 올랐으니 주유소도 가격을 올렸다는 취지다. 또 중동 사태 장기화 전망에 따른 소비자들의 선구매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주말 사이 국제 유가가 크게 뛰어 당분간은 국내 유가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