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사형이 집행되기 전, 온 힘을 다해 '자유'를 외치는 남자.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마지막은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명장면이다. 주인공의 이름도, 무엇 때문에 죽는지도 희미하지만, 장렬히 산화하는 멜 깁슨(윌리엄 월리스 역)의 표정과 목소리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종종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다른 나라의 역사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깊이 몰입하기 힘든 순간이 오곤 한다. 돌이켜 보면, <브레이브 하트>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대영제국으로 묶여 마치 한 나라처럼 보이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사이에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모르면서 참혹하게 죽는 주인공에 가슴 아파했다. 넷플릭스 영화 <아웃로 킹(Outlaw King)>에 눈길이 간 것도 평소 품고 있던 스코틀랜드 역사에 대한 작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짧은 소개에는 14세기 스코틀랜드 왕이 된 '로버트 브루스'의 영웅적 서사를 다루고 있다고 나와 있었다. 생각해 보니, <브레이브 하트>도 스코틀랜드의 독립 영웅, 윌리엄 월리스를 다룬 작품이었다. 그 속에서 로버트 브루스는 영국 측에 서 있다가, 윌리엄의 죽음 이후 각성하는 귀족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의 영도 아래 베녹번에서 영국군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아웃로 킹>은 두 인물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을까? 로버트 브루스 중심으로 바라본 스코틀랜드 독립 이야기는 어떤 색깔일까? 혹여 두 영웅이 맥주라도 함께 마시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어느새 나의 손은 홀린 듯 '지금 재생' 위를 향하고 있었다. 혼란의 스코틀랜드 왕국 1296년, 영국 왕 에드워드 1세는 대군을 이끌고 스코틀랜드 땅을 침공했다. 영국이 내세운 명분은 스코틀랜드가 프랑스와 동맹을 맺었다는 것. 스코틀랜드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10년 전 안정적인 치세를 이어가던 알렉산더 3세가 사고로 죽은 후, 왕권은 줄곧 공백 상태였다. 권력의 부재 속에 스코틀랜드 귀족과 주교들은 '스코틀랜드 수호자(Guardians of Scotland)'를 조직하고, 차기 국왕 선출에 나섰다. 공정한 왕의 선출을 위해서는 중재자가 필요했다. 그렇게 선택된 사람이 영국의 왕, 에드워드 1세였다. 하지만 에드워드 1세는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는 이번 중재를 스코틀랜드를 자신의 발밑에 둘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능한 존 베일리올을 꼭두각시 왕으로 세운 에드워드 1세는 사사건건 정치에 개입하며 세금과 군역을 강요했다. 수탈에 분개한 스코틀랜드 귀족은 무력한 존 베일리올의 실권을 박탈하고 12인의 수호자를 결성했다. 나아가 영국과 전쟁 중이던 프랑스와 동맹을 맺었다. 이런 스코틀랜드의 움직임은 영국에겐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영국 치하에 들어간 스코틀랜드 1296년 4월 27일, 항구 도시 베릭에서 대학살을 벌인 영국군은 북진을 개시했다. 스코틀랜드 군은 던바 성 외곽에 최후의 저항선을 구축하고 결전을 준비했으나 결과는 대참패였다. 수적으로는 앞섰을지도 모르나 전략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아웃로 킹>은 바로 이 '던바 전투'에서 시작된다. 존 베일리올과 스코틀랜드 귀족들은 에드워드 1세 앞에서 영국의 신하로서 충성을 맹세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항복 선언을 넘어선다. '스코틀랜드의 수호자'라는 지배 체제의 완전한 이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