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에게 조금은 익숙해진 단어일 디아스포라(diaspora), 그런데 우리 그 단어 정말 잘 알고 쓰는 것일까. 물론 이러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이들 전공자 말고는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전공자도 대답하기 어려운 개념이 바로 '디아스포라'이다. 그 사정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디아스포라란 본래 유대인의 비참한 역사에서 기인한 개념으로, 개념의 기원이 되는 그리스어 'diaspeirein(διασπείρειν)'과 'diaspora(διασπορά)'는 '참혹', '곤경', '전율'의 대상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za-avah'의 성서 번역어로 채택되었다. 다만 그 의미는 단지 쫓겨나 흩어진 상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도래할 '구원'과 '귀환'을 포함하는바, 요컨대 '디아스포라'는 유대민족이 그간 겪어온 민족적 이산의 '고통' 및 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과 더불어 그 의미의 골격을 갖추게 된다. 한편 디아스포라 개념은 유대인의 역사를 벗어나, 유사한 이산의 고통과 절실한 희망을 공유한 다른 사례들로 확대된다. 이를 두고 프랑스 사회학자 스테판 뒤푸아 (Stéphane Dufoix)는 저서 Diasporas (2008)에서 "'디아스포라'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단어가 되었다"라 말하며, 그것이 과거에는 "고유명사이자 준 고유명사, 즉 닫힌 범주였지만 오늘날에는 일반명사가 되었"으며, "디아스포라는 스스로 '말'을 한다"고까지 얘기한다. 특히 디아스포라 개념을 선의의 의도로 활용하는 이들에게는, 이주자와 난민, 망명 지식인 등의 여러 디아스포라적 주체들이 '혼종성'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여,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이러한 혼종적 디아스포라 주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움은 기존의 국가 중심 질서와 문화적 헤게모니를 흔들고, 오늘날 탈식민 연구의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이어져 왔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