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뒤집은
행정심판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나

요즘 필자에게는 '행정심판 때문에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연락들이 온다. 시골의 평범한 주민들에게서 오는 것들이다. 얼마 전에는 어느 지역에서 채석장 문제로 연락이 왔다. 군청이 어떤 업체의 토석채취 허가신청을 불허했는데, 업체가 행정심판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을 하는 청정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군청공무원이 '만약 행정심판에서 군청이 지면, 군청은 허가해 줄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을 했다고 한다. 군청으로서는 무조건 행정심판 결과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군청 공무원의 얘기가 사실인지 필자에게 물어왔다. 그리고 필자는 '그 얘기가 기본적으로는 맞다'라고 얘기해 줄 수밖에 없었다. 업체를 위한 제도가 되고 있는 '행정심판' 행정심판제도는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으로 침해된 국민의 권리·이익을 구제한다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행정소송보다는 걸리는 시간이 짧고, 인지대 등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행정심판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농촌지역에서 토석채취 사업이나 산업폐기물처리시설 등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행정심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가 인·허가신청을 했는데, 지방자치단체 등의 행정관청이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이 된 것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2~3개월 남짓 걸리는 행정심판을 제기해서 승소하면, 그걸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력을 얻을 수 있다. 행정심판에서 패소한 행정관청은 그 결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결정)에 '기속력'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새로운 사유가 없다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업체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만큼 좋은 제도가 없다. 반면에 난개발·환경오염시설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