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마리 흑두루미 속에서 발견된 '미조'

충남 서산 천수만 들판은 매년 이맘때면 흑두루미들이 모여든다. 넓은 농경지와 습지가 이어진 이곳에는 수천 마리에서 많게는 1만 개체에 가까운 흑두루미가 모여 장관을 이룬다. 지난 13일 '새나래' 탐조모임과 세종탐조클럽 회원들이 천수만을 찾았을 때도 들판 위에는 거대한 흑두루미 무리가 펼쳐져 있었다. 회원들은 망원경과 필드스코프를 설치한 뒤 무리를 천천히 훑으며 관찰을 이어갔다. 현장에 검은목두루미와 캐나다두루미가 있다는 정보를 확인한 터라 망원경을 통해 두 종의 희귀 두루미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캐나다두루미 1개체와 검은목두루미 4개체가 흑두루미 무리 속에 섞여 있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작은 탄성이 이어졌다. 함께한 사람들은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사진 기록을 남기기 위해 서둘러 카메라를 들었다. 이렇게 평소 관찰되는 종이 아닌, 드물게 나타나는 새를 미조라고 부른다. 미조는 원래 이동 경로를 벗어나 예상하지 못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새를 의미한다. 강한 기류나 태풍 같은 기상 요인, 방향 감각의 오류, 어린 개체의 이동 경험 부족 등 다양한 이유로 이동 경로가 어긋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두 종의 두루미 역시 일상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새는 아니다. 때문에 탐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특별한 희열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캐나다두루미는 북아메리카 전역에서 널리 분포하는 두루미로,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 미국 북부 지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미국 남부와 멕시코, 일부 개체는 쿠바까지 이동한다.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안정적인 편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미에서는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두루미 종 가운데 하나다. 초원과 습지, 농경지를 이용해 곡물과 식물 뿌리, 곤충, 작은 동물 등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미조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개체가 순천만 등지에서 월동한 기록도 있다. 이동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개체가 간혹 관찰되기 때문에 국내 탐조가들에게는 특별한 기록으로 여겨진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