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말이 되나 싶었던 김도현 일병 사건... 책임자들, 끝까지 취재할 것"

제57회 한국기자상 기획보도 부문에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보도된 김도현 일병(순직 후 상병으로 추서) 사망 사건을 취재한 이윤석 JTBC 기자가 선정됐다. 이윤석 기자는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도 김도현 일병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했을까? 한국기자상 기획보도 부문 수상 소감과 함께 김도현 일병 사망 사건을 어떻게 취재하게 됐는지 들어보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상암 JTBC 사옥에서 이윤석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이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지난 난 2024년 군에서 훈련받다 숨진 김도현 일병의 죽음을 파헤친 보도로 57회 한국기자상 기획보도 부문을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은 어떤가요?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이 수상 소식을 유가족 분들에에도 알려야 되잖아요. 그래서 전화를 드려서 죄송하다고 밖에 드릴 말씀이 없었어요. 너무 죄송했던 게 보도 이후에도 모든 면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근데 저는 큰 상을 받는다는 게 너무 죄송스럽더라고요. 때문에 유가족 분들에게 '이 상황이 죄송스럽고 면목이 없다. 앞으로 제가 최선을 다해서 진상 규명 반드시 이루어내기까지 노력하겠다'라는 약속을 했어요." - 유가족이 뭐라고 하나요? "사실 별다른 말씀이 없으시죠. 왜냐하면 지금 상황이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한창 보도할 때만 해도 유가족 분들은 무언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거든요. 근데 시간이 흐르면서 모두 다 잊어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작년 11월에 1주기 추모식이 있었는데 그때도 군과 정치권이 무관심했고 그러다 보니 저도 죄송스럽더라고요." - 김도현 일병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지인에게 전화가 와서 '군에서 아들이 죽어서 되게 억울해하는 부모가 있다. 얘기를 들어봐라'라고 하는 거예요. 아시다시피 군에서 훈련 중에 사망 사고가 종종 발생하잖아요. 물론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아무리 사고를 막으려고 해도 간혹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제가 부끄럽게도 '그런 사고가 아닐까'라는 생각했었어요. 또 제가 '이거 혹시 타사에 보도가 됐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저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죠. 그리고 유가족 취재를 시작했는데 그 내용이 상상 초월이었던 거죠. 지금 이 시대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스스로 계속 반문할 정도로 믿기 어려운 일이 있었던 거죠." - 김도현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비상계엄이 있기 직전에 일어난 사건입니다(2024년 11월 25일). 그때 대북 침투 대비 훈련 한다고 강원도 아미산 정상에 통신 장비를 설치하러 간 거예요. 그런데 현장 책임자인 홍아무개 중사가 차에 남아서 휴대전화를 하고, 나머지 인원만 올려 보낸 것이죠. 그렇게 올라간 인원 중에 인솔자인 이아무개 하사는 본인 혼자 올라가 버리고, 그외에 다른 상병이 한 명 있었는데 이 상병이 다리가 아프다고 김 일병에게 자기 짐을 맡긴 거예요. 짐의 무게가 총 37kg(기존 짐 12kg, 선임 짐 25kg)예요. 성인 남성도 37kg 무게를 챙기기 쉽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김 일병이 짐 하나를 올려놓고 다시 내려와서 하나를 올려놓고 하다가 산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 당한 거예요. 그러니까 김 일병은 혼자 이 짐을 챙기다가 사고가 발생한 거죠." - 어떻게 혼자 갈 수 있죠? "아시다시피 도심에서 경찰이 순찰할 때 2인 1조로 움직이는 원칙이 있잖아요. 더군다나 여기는 굉장히 위험한, 험악한 산이에요. 이게 그냥 산이라고 생각하면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현장을 가봤잖아요. 처음에 놀랐거든요. 하다 못해 유명한 산에 가도 잘 정돈된 등산로가 있잖아요. 여긴 그런 산이 아니에요. 너무 험악한 산이에요. 그런 험악한 산을 김 일병 혼자 모든 짐을 끙끙거리면서 올라갔던 거예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거죠." - 김 일병이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졌는데, 다들 모르다가 사건 당일 오후 1시 36분에 안 거잖아요. 굴러떨어진 지 어느 정도 만에 인지한 건지 모르나요? "그렇죠. 지금 진상 규명 안 된 부분이 너무 많아요. 김 일병이 언제 굴러떨어졌는지 정확한 시간을 현재 알 수가 없어요. 상병과 하사가 올라가서 기다려도 안 오기에 찾기 시작한 거예요. 이게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아무리 혼자 가더라도 부하가 잘 오는지 확인은 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것조차 안 한 거예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