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런' 하려고 이틀 동안 26km 뛰었습니다, 그 결과는요

며칠 전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님께 뜻밖의 문자를 받았다. 지난번 마라톤 풀코스 도전 기사(관련 기사 : 러닝 11개월 차, 다소 무모했던 대구마라톤 풀코스 완주기 https://omn.kr/2h6ld)를 흥미롭게 보셨다며, 요즘 러너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버터런'을 한번 해보고 기사를 써볼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이었다. 메시지를 읽는 순간 기쁜 미소와 함께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마치 내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단 러닝 대표라도 된 기분이랄까. '버터런'을 하고, 기사도 써본다니… 너무 재미있겠다.' 버터런은 해외에서 시작된 러닝 챌린지다. 생크림을 비닐팩이나 병에 넣고 달리면, 달리는 동안 생크림이 계속 흔들리면서 지방이 뭉치고, 버터 형태가 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실험이다. 러닝도 하고, 버터도 만들고. 엉뚱하지만, 묘하게 도전해 보고 싶어지는 1석 2조 챌린지였다. 나는 이왕 달리는 김에 요즘 온라인에서 화제라는 '봄동 비빔밥'도 함께 만들어보기로 했다. 밥 대신 달걀을 넣은 '봄동 비빔달걀'도 같이 시도해 본 것이다. 지금 제 가방 안에서 버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생크림을 비닐팩에 2중으로 넣고, 봄동을 잘 씻어 고추장 한 큰술, 참기름, 깨와 함께 역시 2중으로 비닐팩에 잘 넣었다. 평소엔 최대한 가방 없이 간편하게 달리는 걸 선호하지만 이 날 만큼은 조금 비장하게 가방을 챙겼다. 가방 속에서 철렁철렁 흔들리는 생크림과 봄동을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났다. 싱글벙글 웃으며 달렸다. '지금 내 가방 안에서 버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달리면서 만나는 러너들에게 괜히 '제 가방 안 버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라고 써 붙이고 싶다 생각하며 신나게 달렸다. 시작부터 마침까지 기분 좋은 러닝이었다. 풀코스를 겁도 없이 도전하고, 시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힘든 줄도 몰랐을 때처럼 두 발이 저절로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가방의 흔들림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발걸음이 더 가벼웠다. 러닝을 하다 보면 가끔 이유 없이 힘들어질 때가 있는데, 이날은 내내 기분이 좋았다. 10km를 달려 만든 버터, 과연 성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버터도 성공, 봄동 비빔달걀도 성공이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버터의 상태였다. 10km를 달렸는데도 완전히 단단한 고체 버터가 되지는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좌절했을까?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