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소녀 목의 ‘안 아픈 멍울’, 돌이킬 수 없는 후회 되지 않으려면[기고/하정훈]

며칠 전, 진료실에 앳된 얼굴의 12세 소녀가 부모님과 함께 들어왔다. 아이의 목 양쪽에는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커다란 멍울이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사연을 들으니 탄식이 절로 나왔다.목에 멍울이 처음 만져진 건 무려 2~3년 전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아프기도 해서 동네 병원을 찾았고, 약을 먹고 통증이 가라앉자, 부모님도 아이도 “이제 다 나았나 보다”하고 안심했다. 멍울은 그대로였지만,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안 하니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다. 그렇게 방치된 멍울은 점점 커졌고 급기야 반대쪽 목까지 퍼진 뒤에야 다시 병원을 찾았다.초음파검사 화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조직검사(세침흡인세포검사)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명백하고 심각한 갑상선암이었다. 암은 이미 갑상선 전체를 뒤덮고 양측 경부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전이된 상태였다. 5시간은 족히 걸릴 대수술이 예상되는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진료실을 가득 메웠다.많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