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처음으로 오스카상을 받았는데 저들(주최 측)이 잘라버렸다. 이건 인종 차별이야.” (미 ABC 방송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 ‘K팝’과 한국을 담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오스카상 2관왕의 영예를 안았지만, 한편에서는 ‘케데헌’과 K팝 팬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케데헌’의 주제가 ‘골든’ 작곡진이 수상 소감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온 탓이다.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데헌’은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골든’)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영화에 등장하는 걸그룹 ‘헌트릭스’의 보컬을 맡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시상식에서 주제가 ‘골든’ 무대를 선보이며 오스카상 무대 위를 한복과 판소리, 한국 전통무용 등 한국의 아름다움으로 수놓았다. ‘케데헌’ 아카데미 2관왕 2관왕의 영예에도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골든’ 작곡진이 준비한 수상 소감을 말하려던 찰나 소감 발표를 끊어버린 주최측의 무례함이었다. 이날 주제가상으로 ‘골든’이 호명되자 ‘골든’을 작사·작곡하고 직접 부른 이재(EJAE)와 더 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팀 아이디오(IDO), 작곡가 24, 공동 작사가 마크 소넨블릭이 무대에 올랐다. 이어 트로피를 거머쥔 이재는 “자라면서 사람들은 내가 ‘K’를 좋아한다고 놀렸다. 그런데 이젠 제가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IDO의 일원인 이유한이 종이에 적어 준비해 온 소감을 읽어내려가려 하자 장내에는 퇴장을 유도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재가 “아직 안 끝났다”는 듯한 손짓을 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지만 음악은 이어졌고, 중계 카메라도 전체 화면을 잡았다. 작곡진은 수상 소감을 말하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앞서 ‘케데헌’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을 때도 수상 소감 도중 퇴장을 유도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연출자 매기 강 감독과 공동 연출자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에 이어 제작자 미셸 웡이 수상 소감을 말하려 하자 돌연 음악이 나왔고, 이후 음악이 멈춰 미셸 웡도 소감을 말할 수 있었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왜 수상 소감을 끊나”는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수상 장면을 담은 ABC방송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는 “수상 소감을 다 말하게 해줘라”, “존중이 없다”, “다른 수상자들은 소감을 4분씩 말하게 해줬는데 왜 K팝만 차별하냐”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유독 비영어권 영화에 박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해프닝을 인종차별과 연관짓기도 하고 있다. 미 언론들도 주최 측의 무례함을 꼬집었다. CNN은 “K팝을 그렇게 디스(diss)하면 안 된다”며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더 큰 순간이 될 수도 있었다. 부끄럽다(For shame)”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서 작품상의 영예는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 돌아갔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감독상과 각색각본상까지 더해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씨너스: 죄인들’은 총 16개 부문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마이클 B. 조던)과 각본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햄넷’에서 셰익스피어의 아내 아녜스를 연기한 제시 버클리가 수상했다. 남우조연상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숀 펜이 수상했고, 여우조연상은 영화 ‘웨폰스’의 에이미 매디건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