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화약고에 뛰어들면... 80년 간의 패턴 살펴보니

이란'사태'로 끝낼 것처럼 하더니, 어느새 이란'전쟁'으로 확산시켰다. 이제는 이란전쟁이라는 표현마저 부족할 지경이다. 대통령을 납치하는 방법으로 상대의 기를 꺾었던 베네수엘라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중동 전역에서 전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르드족의 참전을 '고맙지만 됐다'는 말로 사양하더니,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용이하지 않게 되자 한국·일본·중국·프랑스·영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에까지 요구할 정도로 다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 시각으로 지난 1월 23일 공개된 '2026년 미국 국가방위전략'에 "지금의 이란 정권은 지난 수십 년간에 비해 약하고 더 연약하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처럼 미국은 이란 정권을 수십 년만의 최약체로 평가했는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그 같은 과도한 자신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미국은 이란 지도부의 리더십이 아니라 자국의 세계 리더십을 더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미국은 안정적인 석유 확보를 돕는 방법으로 동맹국에 대한 리더십을 유지해왔다. 이런 구도 속에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막지 못하면, 동맹국들은 부득이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빈틈을 이란 정부가 파고들고 있다. 14일 CNN은 '위안화로 거래되는 원유를 실은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을 푸는 방안'이 이란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동맹국들이 상황의 돌파구를 미국 밖에서 찾도록 하려는 유인책으로 볼 수 있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그렇게 보기 힘든 이 상황을 미국은 홀로 감당하지 못해 한국까지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한국이 트럼프의 확전에 휘말려 전쟁에 가담하면 시련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앞선 사례들을 통해 이미 충분히 증명됐다. 국무부와 국방부가 주도하는 미국의 세계정책이 갖는 약점이 있다. 자국의 영향력을 세계 주요 지역에 골고루 안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미국이 어느 한 곳의 전투나 전쟁에 개입하면 그곳이나 다른 곳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양상이 지난 80년간 거의 예외없이 계속 되풀이됐다. 미국의 세계정책이 갖는 약점 미국이 그리스내전(1946~1949)에 참여하는 우파 군대를 지원하는 사이에, 동아시아에서는 1946년부터 중국공산당과 중국국민당의 국공내전이 전개됐다. 1947년부터 제주에서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다가 1948년에 4·3항쟁이 발생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