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변한 바나나와 고구마, 요거트로 만들 수 있는 것

냉장고를 열었을 때 한심함이 밀려온다. 시들어 가는 채소와 과일이 눈에 띄고 먹다 넣어 놓은 음식도 방치되어 있다. 원래 살림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음식은 해 먹는다고 자부했었다. 청소는 눈이 나빠서 안 보인다는 핑계로 대충 했지만 요리는 하니 이만하면 잘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음식을 하려면 재료가 필요하고 언젠가는 해 먹는다는 이유로 사다 놓은 재료들이 꽤 많다. 냉동실 쪽은 더하다. 나름 한 번 분량으로 나누어서 분류해 놓았으나 역시 뒤쪽에 쌓여서 있는지도 모르는 것들이 하나 가득이다. 여간해서는 잔소리를 안 하는 남편도 냉동실에 대해서는 한소리를 한다. 안 먹을 거면 버리라고. 뒤통수가 따가워서 할 수 없이 냉동실을 뒤집어 엎으니 예상대로 참혹하다. 유통기한이 2년 지난 것도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며 진심으로 반성했다. 어머니 세대는 밥알 한 알도 수채에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알뜰하셨다. 요즘은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라 남는 음식을 거리낌 없이 버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다른 것과는 달리 식품을 버리는 행위는 죄책감이 든다. 아직 지구에는 식량도 부족하다는데, 농사 짓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데 등등. 그래서 어쩌다 상한 음식을 버릴 때는 나의 게으름을 스스로 책망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