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민의힘(대구 수성갑)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중진 컷오프(경선 배제) 등을 암시하면서다. 주 의원은 16일 밤 페이스북에 ‘생각 없는 충성, 생각 없는 충실함으로 국민의힘은 소멸로 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 지도부와 공천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에서 중책을 맡은 이들이 ‘나는 맡은 일을 했을 뿐이다’,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퇴해야 하느냐’, ‘당이 의뢰한 일을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다’ 등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성실하게 이를 데 없는 말로 들리지만,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1961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돌프 아이히만의 전범 재판을 지켜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히만은 히틀러가 아니라 행정 관료였지만, 수용소로 보낼 사람 명단을 만들고 열차를 배치하는 일을 하며 ‘나는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며 “한나 아렌트는 이를 두고 ‘악은 종종 악마의 얼굴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성실함의 얼굴로 나타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전범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한 논리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쪼그라든 당세(黨勢)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이후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며 “이럴 때 정당이 해야 할 일은 당을 넓히는 것인데, 당 안에서 벌어지는 정치는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주 의원은 당 지도부와 공관위를 겨냥해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정치에 필요한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을 하나씩 밀어내는 정치, 자기편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정치에 혁신이니 하는 허황한 구실을 갖다 붙이지만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며 “이 정치가 계속되면 결과는 뻔하다.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은 완전히 무너진다”고 했다. 이어 “정당은 몇 사람의 정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