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 ' 장례는 허례허식? 이런 장례식도 있습니다 '(https://omn.kr/2h4ah)에서 "탈상품화만큼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가 장례 의례에 대한 상을 고르게 가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지요. 그에 대해 몇몇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우리가 어떤 상을 가져야 할지, 대안적인 장례의 예시를 들어주면 좋겠다"고요. 서울시 공영장례·지원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나눔과나눔은 몇 해 전부터 '나의 장례식을 부탁해'라는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참여자가 직접 '사전장례의향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장례를 기획해 보는 워크숍입니다. 그 워크숍의 여는 말로 나눔과나눔이 애용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장례식을 꼭 장례식장에서 해야 할까요?"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최근의 일입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장례식장 장례가 보편화되기 시작했으니, 30년을 조금 넘겼지요. 그 이전에는 장례를 집에서 치렀습니다.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사시던 방에 시신을 모셔 두고 그 앞에 병풍을 친 뒤 제물상을 차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고인과 조문객은 한 공간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의 장례가 보편화되면서 이 형태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장례식장 빈소에서 조문객이 제단을 향해 인사를 올릴 때 고인은 그 공간에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고인은 어디에 모셔져 있을까요? 별도의 공간인 안치실입니다. 조문객이 제단을 향해 올리는 인사는 고인이 그곳에 있다고 여기며 행해집니다. 사실 그곳에 없는데 말이지요. 여기서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고인을 안치실이라는 별도의 공간에 모시기 시작한 후로, 우리는 고인과 한 공간에서 장례를 치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장례를 치르는 장소가 꼭 장례식장의 빈소여야만 할까요? 장례식장 벗어나기 재작년에 상담센터로 걸려 왔던 전화가 생각납니다. 내담자는 혼자 동생의 장례를 치르고 있었습니다. 동생과 자신은 결혼하지 않았고, 다른 형제도 없기에 찾아올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빈소는 마련했지만, 음식은 주문하지 않았고요. 그렇게 홀로 동생의 빈소를 지키는 내담자에게 친구들이 연락했습니다. 건너서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내담자에게 조문을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친구의 동생이 떠났는데, 인사는 해야 한다면서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