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 취소 거래설',
김어준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

공소 취소 거래설이든 공소 취소 압박설이든, 일단 김어준씨가 사과하는 게 맞는 듯싶다. 출연자가 무슨 말을 할지 몰랐는데, 왜 진행자인 또는 대표인 내가 사과해야 하냐고? 김씨의 항변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MBC 출신 장인수 기자의 발언이 정치 사회적으로 별 파장이 없는 일상 토크 영역에 속하거나, 이른바 유튜브 저널리즘 세계에서 용인되는 추론 범주에 머무른다면 말이다. 그런데 장 기자가 제시한 '팩트'는 유튜브 울타리를 뛰어넘어 언론 영역으로 넘어갔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한 게 아니라 사실 보도 형식을 취했다. 내용도 메가톤급이다. 대통령 최측근인 정부 고위관계자가 '대통령 뜻'이라며 고위직 검사 다수에게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검사들은 이를 '거래'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정도 중대 사안이라면 게이트 키핑과 팩트 체크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수 없다. 해당 매체에서 사전에 크로스 체크가 이루어졌는지, 보도 근거인 제보자의 '전언'에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지, 객관적 검증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론 차원에서라도 당사자로 추정되는 정부 고위직 인사에게 확인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 점에서 발언 당사자 못지않게 매체와 대표자의 책임이 거론되는 것이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은 청와대 출입기자를 보유한 유튜브 기반 언론사다. 전·현직 기자와 정치인, 공무원, 법조인 등이 매일같이 출연해 정보를 전달하거나 '사실'을 보도한다. 어느 정치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더러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나 추론 또는 뇌피셜을 사실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어쨌든 언론사라면 언론 자유만 외치지 말고 책임도 져야 한다. 뭐 이것도 재래식(전통) 언론의 문법이라고 주장한다면 더 논할 가치가 없겠지만. 김어준씨와 뉴스공장의 책임 뉴스공장에 책임을 묻는 것이 부당하게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 이런 보도가 TV조선이나 오마이TV에서 나왔다면 어땠을까? 아마 사방에서 '무책임한 언론' 어쩌고 하면서 성토했을 것이다. 일종의 뉴미디어인 뉴스공장은 재래식 언론사 소속 두 매체와 비교해 책임감의 무게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여론 영향력으로 보면, 매일 아침 동시접속자 수가 수십만에 이르고 누적 조회수가 수백만에 이르는 뉴스공장의 책임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다. 아마도 재래식 언론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나 대표는 일단 사과부터 할 것이다. 그게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니까. 그건 법적인 책임을 떠나 도의적 책임이다. 보도 기능이 있는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대놓고 제품을 홍보하든, 뒤로 광고나 협찬을 받든, 어떤 형태로든 보도와 영업을 겸한다면 필연적으로 감수해야 할 최소한의 공공성이다. 그게 싫으면 객관의 영역인 사실 보도는 접고 주관적 논평만 하면 된다. 이번 소동의 파장이 큰 것은 그것이 검찰개혁 정부안에 대한 반대 논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뉴스공장에 출연하는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중에는 철저하고도 불가역적인 수사·기소 분리를 주장하면서,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법안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맥락에서 장 기자의 폭로 내용은 이재명 대통령이 마치 자신의 사법적 약점 때문에 '온건한' 검찰개혁을 추진하거나 검찰과 거래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