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면서 들판을 지나다 보면 곳곳에 컨테이너와 파란 물통(농업용 물탱크)을 종종 볼 수 있다. 농사를 짓기 전에는 무심코 지나가던 들판의 풍경이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내게는 이제 여사로 보이지 않는다. 처음 귀농을 한다고 고향으로 내려와 벼수확이 끝난 텅 빈 들녘을 바라보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거 생각보다 넓은데, 농사 연습을 하긴 했지만 할 수 있을까?' 그동안 논으로 쓰던 땅을, 밭농사를 짓겠다고 호기 있게 덤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자신감은 동생의 땅을 빌려 키우고 싶은 작물들을 주로 모종을 사 심고 키우고 가꾸어본 게 전부다. 주말 텃밭이니 면적도 작고 지하수가 있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물주기도 가능했다. 기존에 설치된 농막도 있어서 전기를 쓰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귀농해 농사를 짓겠다고 시작한 고향 땅은 전기도, 물도, 일하다 잠시 앉을 농막도, 농기구를 보관할 곳도 없는, 그냥 '맨땅'뿐이었다. 지난 4년간 한 농사 연습은 이미 갖추어진 인프라 안에서 수월하게 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하나하나 우리만의 농사 기지를 만들어야 했다. 급한 대로 성토하고 (관련 기사: '한번 해봤으니 이제 좀 쉽겠지'…. 올해 농사가 시작됐다 https://omn.kr/2h24y), 지난해 2월부터 초보 농사꾼 부부는 기지 구축을 시작했다. 실내에서 일부 작물을 키우고 관리할 수 있게 작지만 비닐하우스 1동을 짓고, 농기구들을 보관할 농기구 보관소도 하나 설치했다. 다음으로 설치한 게 농업용 물탱크다. 예전에는 천수답(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에 의존해 농사짓던 방법)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농업용 물탱크에 물을 저장해 물주기를 할 수 있다. 물론 물탱크에 채우는 물은 들판 중간에 있는 농수로에 흐르는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물탱크에 저장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