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가 가장 많이 나라는 어디일까. 중국도, 미국도, 대만도 아니다. 바로 한국이다. 2025년 기준으로 945만 명(일본정부관광국 통계)이나 되었다. 2024년보다 7%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인구 대비로 보면 압도적 1위다. 일본이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데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일본 여행이 마냥 저렴하고 즐거운 것만은 아닌 듯싶다. 만만찮은 숙박 요금과 한국보다 몇 배 비싼 대중교통 요금은 익히 알고 있으리라. 최근 줄줄이 인상되는 입장료와 숙박세·출국세 등 각종 세금도 관광객에겐 달갑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런 정책은 현재 진행형이다. 단적인 예로, 일본은 2028년 시행을 목표로 무비자 입국자를 상대로 입국심사제도를 도입하고,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외국인 입국이나 체류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정비하겠다는 취지인데, 일본이 갈수록 외국인 관광객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일본 여행에서는 단순히 조금 싼 항공권을 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것은 나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값싼 왕복 항공권 '덜컥' 예약했다가 우연히 값싼 비행기표를 보게 된 것이 화근이었다. 홋카이도 왕복이 10만 원대, 그것도 1월 말 성수기 요금이라니. 주변에서 다들 '겨울 여행 하면 홋카이도'라고 부추겼다. 얼떨결에 항공권을 '덜컥' 예매했다. 그것이 재앙으로 다가올 줄 누가 알았으랴. 항공권이 싼 몇 가지 사연이 있었다. 먼저, 한국 출발이 아니었다. 간사이공항과 신치토세공항을 오가는 일본 국내선이었다. 지난해 연말 오사카 연구원으로 확정되고 난 뒤 나의 일본 여행 출발지는 오사카였다. 일본 가면 홋카이도는 한 번쯤 가야 한다는, 아무 근거 없는 생각에 한국서 표를 산 것이다. 이 항공권은 수하물 제한도 있었다. 기내 수하물 7kg까지만 무료였다. 초과하거나 짐을 따로 부치려면 무게에 따라 몇만 원씩 추가 요금이 부과됐다. 일본 저가 항공이었는데 온라인 체크인도 안 되고 좌석 선택도 유료였고, 좌석도 극도로 좁았다. 거기까진 그러려니 했다. 호텔을 알아봤더니 괜찮은 곳은 하루 숙박료가 한 명 기준으로 25~30만 원을 호가했다. 마치 값싼 항공권이 미끼상품인 것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초기 오사카에 정착할 시기라 시간이 그다지 많지도 않을 때였다. 결정적으로, 나는 눈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다. 특히 눈 내린 뒤 질퍽거리는 길에 신발이 젖거나 빙판길에 넘어지는 것이 싫었다.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항공권은 취소·변경 불가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첫날은 오타루로, 나머지는 삿포로로 적당히 저렴한 가격의 숙소를 예약한 뒤 홋카이도행 비행기를 탔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속옷과 필수품만 담았는데도 가방은 7kg 기준을 겨우 통과했다. 2시간의 비행 끝에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자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유난히 사람이 많고 북적이는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오타루로 가는 버스와 열차가 모두 운행 중단이었다. 원인은 폭설. 첫날, 공항에서 오타루까지 가는 교통수단 두절 첫날부터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고민 끝에 일단 삿포로 시내까지 가보기로 했다. JR 열차를 이용해 눈 내리는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막막했다. 오타루까지는 자동차로도 1시간 거리다. 여행안내소 직원은 "오늘은 기차가 운행할 가능성이 제로니 버스 편이 있는지 알아보라"라고 했다. 삿포로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말을 붙여보는데 한결같이 외면한다. 마치 관광객들을 상대해 봐야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듯 그들의 행동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마치 내가 투명 인간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눈 속에서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니 버스도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