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근혜, 박정희, 이준석이 6·3 지방선거에 출마한다. 귀를 의심할 이야기겠지만, 이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 정치인이 아닌 동명이인 후보들이다. 이들은 ‘이름 마케팅’을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들도 표심 공략에 나섰다. 1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경북 포항에서는 시의원에 도전하는 윤석열 예비후보가 표밭을 갈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인 그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크게 적힌 점퍼를 입고 지역을 누비다 보니,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일쑤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달부터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표밭을 갈아왔으나, 지난 12일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이름이 좋아 당선될 것’이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도 있고, ‘이름을 바꿔라’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분도 계신다”며 “일단 유권자들의 뇌리에 제 이름 석 자가 박힌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경북 김천에선 박근혜 시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3선 고지에 오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부친이 일부러 장녀인 자신의 이름을 ‘박근혜’라고 지었으며, 한자까지도 같다는 게 박 시의원의 설명이다. 대구에선 박정희 전 북구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대구시의원 공천 신청을 한 상태다. 그는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활용해 ‘침산대통령’이 되겠다며 재선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박 전 의원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보니 ‘국민의힘으로 넘어오라’고 농담하는 유권자도 계시지만, ‘이름 덕분에 당선되겠다’고 덕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도의원에 출마한 이준석 예비후보가, 통영에서는 정동영 예비후보가 각각 진보당과 민주당 소속으로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활동 중이다. 독특한 이력을 소유한 후보들도 있다. 경북 영덕에서 민주당 경북도의원에 출마한 임민혁 예비후보는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다. 2024년 은퇴한 그는 이듬해 민주당에 입당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걸었다. 대구교육감 선거에 나선 서중현 예비후보는 총선과 지방선거를 가리지 않고 선거철만 되면 출마하는 ‘프로출마러’로 통한다. 서 예비후보는 1988년부터 올해까지 총 19번 출마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의 경우 후보자들이 많아 동명이인 등 이색 출마자들의 경우 인지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유명 정치인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무조건 투표로 이어지진 않는 만큼 정책 발굴 등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