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마자 뭉클, 봄비 내리던 날 받은 분홍 봉투

봄비가 내리던 지난 18일, 나는 뜻밖의 손글씨 축하를 받았다. 모바일 청첩장이 익숙해진 요즘, 더 낯설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필라테스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함께 운동하는 지인이 수줍은 표정으로 분홍색 봉투 두 개를 내밀었다. 벚꽃이 잔잔하게 그려진 봉투 하나와 조금 더 작은 분홍 봉투였다. "언니... 별건 아닌데요." 나는 순간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런 거 안 주셔도 돼요." 이번 주말이 큰딸 결혼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고마운 마음보다 미안함이 먼저 들었다. 내가 무심코 꺼냈던 말이 혹시 부담이 된 건 아닐까 싶어서였다. "정말 괜찮아요. 마음만 받을게요."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내 손에 봉투를 꼭 쥐여 주었다. "제 작은 마음이에요. 부담 갖지 말고 받아주세요." 그 말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더 거절하는 것이 오히려 그 마음을 밀어내는 일처럼 느껴졌다. 나는 결국 봉투를 받아 들었다. "그럼 감사히 받을게요. 고맙습니다. 큰일 잘 치르고 맛있는 점심 함께 먹어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