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아끼려 운전사 홀로 환자 이송…사설 구급차 업체 적발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전문 의료 장비를 갖춘 특수구급차에 응급구조사를 태우지 않고 운전사가 혼자 환자를 이송하게 한 사설 구급 업체 대표와 이들에게 자격증을 대여한 응급구조사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부산시에 등록된 응급환자 이송 업체 대표인 60대 여성 A씨, 30대 남성 B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이들 업체에 자격증을 대여한 응급구조사 9명, 해당 업체 소속 특수구급차 운전사 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22회에 걸쳐 특수구급차 운전자가 환자를 혼자 이송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구급차는 위급한 응급환자의 생명 소생을 위한 인공호흡기 등 전문 의료 장비를 갖춘 구급차다. 의사 또는 간호사가 탑승한 경우가 아니면, 응급구조사가 함께 타야 한다. 국가자격 소지자인 응급구조사가 차량에 탑승하고 있어야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심장충격기 등 응급 장비와 의약품을 사용해 환자에게 응급처치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A씨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응급구조사를 필요한 만큼 고용하지 않고, 응급 구조사 8명의 자격증을 차례대로 빌려 업체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응급 구조사가 작성하는 ‘출동 및 처치 기록지’를 617차례에 걸쳐 특수구급차 운전사가 작성하게 했다. 특수 구급차 운전자들은 차에 있는 응급 장비, 의약품을 사용할 줄 모르는 등 환자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도 응급처치할 역량이 없었다. A씨 또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자격증 대여자의 급여 명목으로 회사 법인 계좌에서 4억 2200만원을 본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다른 업체 대표인 B씨는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응급구조사 1명의 자격증을 빌리거나, 퇴직한 응급구조사의 명의를 도용해 업체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기간에 B씨 회사 소속 특수구급차 운전사들이 23회에 걸쳐 환자를 단독 이송했다. 경찰은 특수구급차 운전자가 응급구조사를 뜻하는 ‘EMT’ 로고와 혼동하기 쉬운 ‘EMS’ 로고가 있는 조끼를 입고 차량을 운행하거나, 일반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고 약 2배 비싼 특수구급차 요금을 받는 불법 행위도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특수구급차는 차량 외부에 빨간색 띠가 그려져 있고, 환자 전원 등에 이용하는 일반 응급차에는 초록색 띠가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