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봄은 단 한 번뿐인 데다,백 년 인생에 백 세를 채운 이는 드물다네.꽃 앞에서 몇 번이나 실컷 취해볼 수 있을거나.만금 들여 술을 살지언정 가난 핑계는 대지 말아야지.(一年始有一年春, 百歲曾無百歲人. 能向花前幾回醉, 十千沽酒莫辭貧.)―‘장안성 동쪽 별장에서의 연회(연성동장·宴城東莊)’ 최민동(崔敏童·당 초엽)봄은 해마다 돌아오지만 우리의 시간은 되감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봄은 더 새롭고 더 아깝다. 이 시는 우리의 방심을 단박에 들춰낸다. 자연은 사계절을 왕복하지만 인간의 시간은 편도다. 되감기 버튼도 없다. 흔히 ‘백 년 인생’이라 말하지만 시인은 고개를 젓는다. 오래 사는 이는 드물고, 꽃 피는 자리에서 마음껏 취할 기회는 더더욱 드물다는 것이다. 시인은 가진 게 넉넉지 않아도 즐거움 앞에 핑계를 내세우지 말라고 한다. 우리는 방탕해서가 아니라, 너무 성실해서 작은 즐거움조차 곧잘 미루곤 한다. 메모장엔 회의가 가득하고, 가계부엔 ‘계획’이라는 이름의 숫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