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칼럼] 이 대통령의 '후계자' 키우기

여권에서 때 아닌 후계자 논쟁이 벌어졌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김민석 국무총리의 미국 방문을 두고 "차기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다. 이에 김 총리가 "어처구니없는 공상"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번 사안은 김씨와 김 총리 간에 그간 불거진 긴장 관계가 없었더라면 크게 논란 삼을 건 아니다. 김 총리는 김씨가 또 도발을 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박지원 의원 말대로 '모른 척하고 즐기면' 될 일이다. 김 총리는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만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났다. 당초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설명을 위한 출장이었지만, 1차 방미 때 만나지 못했던 트럼프와의 회동은 예기치 않은 성과였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밴스 부통령과 두 번째 만남으로 개인적 신뢰 관계를 쌓은 것도 김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높였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에게 외교 경험을 쌓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또다른 인사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중동전쟁 발발 후 UAE를 방문한 강 실장은 19일 귀국해 1800만 배럴의 원유 확보 소식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강 실장을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임명했다. 그 후로 강 실장은 각국을 다니며 방산 수출과 경제 협력 분야의 업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이례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비서실장들이 보이지 않게 뒤에서 지휘를 주로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용인술에는 특징이 있다. 특정인에게 힘을 몰아주기보다는 경쟁 구도를 만들어 성과를 도출하게 하는 방식이다. 정치 지도자는 권력자가 억지로 키워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능력을 입증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괜찮겠다 싶은 사람을 발탁해 기회를 주고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게 대통령의 역할이라는 소신이 확고해 보인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몇몇 논란이 됐던 정치적 상황도 수긍이 간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