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도시에서 살았던 시간이 시골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몇 배는 더 길지만, 나의 시골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의 절반이라고 느껴질 만큼 길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가사발. 지금은 가사발이란 옛 이름 대신 지방2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 5~6살쯤? 나는 가사발에 있는 친가에 어느 날 문득 나타났다. 나의 기억 속에는 '어느 날 갑자기'라고 하는 게 맞겠으나, 따져보자면 도시살이 중이셨던 부모님이 어려운 살림으로 국민학교에 입학한 첫째 아들은 데리고 키우고 있었고 둘째 아들은 시골 부모님 집에 맡긴 것이다. 오게 된 이유에 대한 기억은 없으므로 '어느 날 갑자기'가 가장 적합한 표현인 것이다. 우리 아빠는 9남매 중 장남이었다. 위로 큰누나가 있었으나 아들 중에선 첫째니 맏아들이 된 것이다. 큰아들인 아빠는 당시엔 늦은 나이인 스물일곱에 결혼해 도시에 나가 살았고, 나머지 형제들은 시골에서 살았다. 아침 일찍 할머니, 할아버지는 일 나가시고 삼촌들과 고모들은 각자의 삶의 영역을 향해 가곤 했다. 그러면 나는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 할머니가 차려준 미숫가루밥(미숫가루에 밥을 비벼 주셨다)을 먹고 냇가로 향한다. 당시 마을 앞 냇가는 나의 일터이자 놀이터였으며 군것질거리가 널려 있는 마트였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