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꼽은, 학원이 학교보다 '경쟁력' 높은 이유

"스마트 기기 사용을 허락해 주세요." 새 학기 들어 어느 정도 예견된 거지만, 다시 학생자치회까지 합세하여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보충 학습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건데, 일괄 제한하는 건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다. 아이들이 강조하는 보충 학습이란 사교육 등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과 중 스마트 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2025년 여름 교내 스마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턴 보편화하는 모양새다. 해당 개정안은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전격 시행됐다. 개정안에는 수업 시간 외에도 학생의 학습권 보호 및 정서 안정을 위해 교내에서의 스마트 기기 사용과 소지를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도 삽입됐다. 상위법에 따라 2025년 하반기부터 학교마다 규정의 개정이 뒤따랐다. 스마트 기기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반발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방과 후엔 사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 다시 시작된 논란 이번엔 방과 후인 오후 4시 반 이후에 교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언쟁이 일었다. 하교 후에 사용하는 거야 제한하기는커녕 확인할 수조차 없지만, 학교에 그대로 남아 공부하는 아이들의 사정이 문제가 됐다. 지방의 경우엔 야간에 교실을 개방하는 학교가 드물지 않다. 지금도 '야간자율학습(야자)'이라 불리지만, 과거의 관행처럼 강압적으로 야자에 참여하라고 종용하는 학교는 없다. 그랬다간 민원이 빗발쳐 학교가 감당할 수조차 없다. 학교도 공공시설이니만큼 아이들과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학습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나름의 배려다. "방과 후 시간까지 스마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건 부당해요." "교내에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건데 뭐가 문제라는 거지?" 개정안의 문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아이들은 '일과 중'에만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하며, 특히 '학습권 보호'라는 법의 취지를 강조한다. 반면, 교사들은 '교내에서'라는 장소에 방점을 찍고, 스마트 기기 사용이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게 보편적 상식이라고 반박한다. 기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주장이 엇갈린다. 야자 시간에 인터넷 강의 시청과 학습 자료 검색을 위해 스마트 기기가 꼭 필요하다는 아이도 있고, 스마트 기기를 켜놓고 딴짓하는 아이 때문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경우도 많다. 학습권 보호와 침해를 두고 전혀 상반된 입장이다. 2025년 학생자치회에선 학교생활 규정의 개정을 앞두고 스마트 기기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 많았다면, 올해는 공부하는 데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진 듯하다. 조만간 규정의 재개정을 위해 다시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인데, 그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론, 규정의 개정에 학생자치회의 의견만 반영되는 건 아니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보호자들의 생각을 두루 고려해야 하고, 추진 과정에서 토론과 설득 과정도 거쳐야 한다. 예년의 경우를 미루어 보건대, 아이들의 주장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면 개정이 쉽지만은 않다. 노파심에 전제해 둘 게 있다. 스마트 기기의 사용을 악마화할 필요는 없다. 선용한다면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데 그만한 도구는 없다. 스마트 기기 덕분에 두꺼운 사전과 참고서가 사라졌고, 공책이나 연습장 대신 활용하는 아이도 많다. 어느덧 학습용 'e-북'이 대세가 됐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를 학습용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이 훨씬 적은 게 현실이다. '칼이 요리사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되지만, 네 살짜리 아이의 손에 쥐여주면 흉기가 된다.' 식상한 표현일지언정, 요즘 아이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에 대해 이보다 더 적실한 비유는 없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