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보검 매직컬> 어윤옥·라옥자 할머니처럼

<보검 매직컬>은 tvN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박보검과 이상이, 곽동연이 전북 무주의 시골에서 헤어숍을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보검은 헤어 스타일링을, 이상이는 네일 아트를, 곽동연은 식사 및 붕어빵을 담당한다. 이 셋의 팀워크와 마을 주민과 오가는 정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눈물이 나고 웃음이 터진다. 잔잔한 예능일 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90대에도 농사일 하시는 할머니들 <보검 매직컬>에서 내가 처음 눈길이 갔던 등장인물은 오픈 첫날 방문했던 어윤옥 할머니다. 소파에 앉아서 "나 아홉 살에 해방됐어"라는 깜짝 놀랄 말을 툭 던지셨다. 입을 벌리며 놀라는 박보검과 이상이를 보며 올해 나이가 90세이고, 전쟁을 두 번이나 겪었다는 말을 하셨다. 이를 지켜보던 나도 박보검, 이상이와 똑같은 표정이 됐다. 나이가 90세인데 저렇게 정정하시다고? 미용실에 같이 있던 마을 사람들은 어윤옥 할머니 별명이 '어박사'라며 모르는 게 없으시다고하하 웃었다. 이 마을엔 어박사님보다 더 나이 드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92세의 라옥자 할머니다. 라옥자 할머니는 아직도 직접 몸을 움직여 농사 일을 하신다. 이상이가 할머니 댁에 찾아가 무거운 비료 포대를 옮겨 드렸는데 그 옆에서 할머니도 직접 짐을 나르셨다. 그 다음 날엔 이상이와 비에게 비닐하우스 수리를 부탁하며, 본인이 직접 벽을 타고 올라가셨다. '여러분은 지금 92세의 벽 타기(?)를 보고 계십니다'라는 자막이 흘러나왔다. 정정한 90대의 두 분을 보니 감탄이 나왔다. 그들은 아직 현직이다. 젊은 시절부터 해 온 농사일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이란 참 묘하다. 때로는 '일'을 계속해야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현실이 답답하고 무섭다. 그래서 가끔 로또를 사며, '이것만 당첨되면, 일을 그만둬야지' 하고 생각한다. 내 주변의 모든 일을 다 뿌리치고 휘리릭 떠나고 싶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죽을 때까지 '일' 하고 싶다. 황석영 소설가, 후덕죽 셰프, 이순재 배우처럼 나이 들어서도 계속 현역이고 싶다. 은퇴한 후, 눈에 띄게 늙으신 주변 어른들을 보면서 '나는 은퇴가 없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지 꽤 오래 되었다. 전체 내용보기